10%
무거운 이야기/정치 | 2006/05/07 18:07
대추리에 남은 주민은 전체 주민의 10%에 불과하다.
이 한 마디가, 수많은 언론과, 또 어떤 블로거들에 의해 재생산되고 있다. 전체적인 논조는 대체로 대추리 시위가 부당하고, 정부의 행정대집행이 정당하다는 식이다. 여기에서 10%란 숫자를 들먹인 저의를 알고 싶다. 어째 이 말이 누군가에 의해 씨부려졌던 "농민은 전 인구의 7%에 불과하므로 농업을 포기해도 된다"는 망언과 비슷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다수를 위해선 소수가 희생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따지고보면 그게 아니다. 가난한 20%, 힘없는 20%는 80%를 위해 희생되어야 하지만, 어떤 혐오스런 광고에 나오는 '대한민국 1%', 즉 1%의 부자, 1%의 정치인, 1%의 힘있는 사람들이 나머지 99%를 위해 희생되는 경우는 절대 없다. 솔직해지자. 그들의 주장은 "다수를 위해 소수가 희생해야 한다"가 아니라, "부자를 위해 가난뱅이들을 희생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래 바꿔놓고 보니 훨씬 염치없어보이지 않는가?
천만에. 다수, 소수 들먹이며 저의를 숨기는 그들의 말놀음이 몇 배는 더 염치없다. 차라리 솔직히 털어놓고 돌을 맞는게 훨씬 정정당당하다. "파이를 키우기 위해 가난뱅이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그들의 주장이 가난뱅이에 의해 인정받는다면, 그들은 돌을 맞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게 언제까지 통할지는 모를 일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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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더 '소수의 힘'이 무서웠던 세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소수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곧 소수가 무조건 옳다는 뜻은 아닐 겁니다. 그 오만 가지 '소수' 때문에 지금 다수가 참아야하는 것들과 당해야 하는 불편들도 사실 상당합니다. 문제가 단지 수에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요? 소수건 다수건 정당성과 공감대 확보에 실패하면 포기하고 물러나야 하는 게 아닐까요? 폭력과 어거지 대신에 말입니다. 그게 민주주의라고 생각하는데요.
다수와 소수의 포지션 정립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논한 바 있고, 워낙 다양한 사회학 서적(?)에서 다뤄진 주제인 만큼 답글을 통해 굳이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
게다가 남기신 리플 내용이 제 글과 큰 관계가 있단 생각도 안 듭니다.
그래서 그 소수가 먼저 난입하여 죽창들고 눈 찔러도, 소수의 좌절이라 이해하고 용납해야 되고, 그게 또 민주주의라면 전 그런 민주는 싫습니다.
그 문제와 이 문제가 대체 무슨 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므로 적절한 답을 할 가치를 못 느끼겠습니다. "죽창"이 어디서 처음 나오고 누구에 의해 처음 재생산된 논제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문제로 본질 자체를 호도하려는 움직임을 너무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이젠 지겨울 정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