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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항씨의 블로그, 논평자들 

1.

광주 민주화 항쟁은 크게 세 개의 폭력으로 나누어진다.

첫 번째는 강자에 의해 행사된 최초의 폭력이다. 전두환이 권력을 잡기 위해 군부를 동원했을 때부터 이미 이 폭력은 시작되었다. 이 폭력에 대항하기 위해 두 번째 폭력이 시작되었다. 이는 약자의 강자에 대한 폭력으로, 폭력이라 칭하기엔 너무나 미약하고 한(恨)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여하튼 폭력은 폭력이다. 광주의 시민들은 무기가 될 만한 것들을 찾아 강자의 폭력에 대치했다.

그리고 가장 비참했던 것이 세 번째 폭력이다. 약자의 폭력(일반적으로 항쟁이라 표현하는)에 대한 강자의 무자비한 탄압이 시작된 것이다. 수많은 시민, 아이와 임산부마저 그 총칼 앞에 스러졌다. 시민들을 향해 총을 겨누던 군인들도 결코 잊지 못할 심적 트라우마를 갖게 되었을 것이다. 전두환이란 파시스트에 의해 자행된 폭력은 가장 최악의 귀결을 역사에 선사했다.

2.

명명덕(明明德)을 통한 신민(親民)이 지어지선(止於至善)하게 하라던 과거에는 무왕의 폭력이 있었다. 이는 폭정을 엄단하기 위한 한 영웅의 떨쳐 일어섬이었으며, 무왕은 결국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그리고, 사회적 계약과 민주(民主)의 원칙이 확립된 현재에는 광주의 폭력이 있었다. 이는 민주를 훼손하고 참주로 행세하려는 권력자에 대한 항쟁이다. 시민들의 투쟁은 비록 총칼 아래 핏빛으로 스러졌으나, 그 정신만은 망월 어디엔가에서 영원히 산다.

폭력은 무조건 나쁘다거나, 목적은 좋지만 폭력적 수단을 사용한 것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는 얼치기 도덕주의자들이 혐오스러운 이유다. 그들은 모든 폭력을 부정함으로써 무왕과 광주가 행사한 정당한 자위마저 부당한 것으로 만든다. 게다가 가끔씩 어떤 도덕주의자들은, 최초에 가해진 강자의 폭력은 논평치 않고 차후에 발생한 약자의 폭력만을 문제삼기도 한다.

3.

고려대 학생 출교 사태의 본질은 단순하다. 2005년, 고대병설보건전문대(2년제)가 고려대 보건과학대학으로 통폐합되었다. 현재 04, 05학번은 고대병설보건전문대로 입학하여 고려대 보건과학대의 학생이 된 경우이며, 06학번부터는 고려대 보건과학대의 이름을 내걸고 모집한 신입생들이다.

그런데 고려대측에서 04, 05학번 보건대 학생들에겐 투표권을 주지 않는단다. 학생으로는 받아들였지만 학생으로서의 권리는 온전히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에 총학생회와 보건대 학생들이 보직교수들의 교수실을 16시간동안 점거하고 항의했으며, 이에 학교측은 사태를 주동한 6명의 학생들에게 출교 처분을 내렸다. 영구히 학교로 돌아올 수 없게 했다는 것이다.

최초의 폭력은 분명 보직자들, 즉 강자에 의해 저질러졌다. 학생들은 거기에 항의했지만, 약자의 목소리가 쉬이 받아들여질리 만무하다. 이에 약자들도 미약하나마 나름대로 폭력을 행사했다. 이에 강자들이 분노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행사할 수 있는 최대의 폭력으로 보복했다.

16시간동안의 감금과 출교 조치, 이 두 폭력은 그 질과 양에 있어 차이가 너무 심해 비교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 뿐인가, 최초의 폭력을 가한 것도 학교의 보직자들이었다. 저열한 논평자들 에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4.

살고 싶은 사람은 살아야 한다.
죽이고자 하는 사람은 죽어야 한다.

상대를 죽이고자 칼을 빼든 자는 죽어야 할 것이고, 살고자 칼을 빼든 자는 살아야 할 것이다. 고려대학교는 죽어야 하고, 고려대에 토악질하는 그 내부비판자들이 살아야 한다. 비리사주에 의해 운영되던 우리 상지대가 죽었던 것처럼, 대신 토악질하던 내부비판자들이 살았던 것처럼, 그렇게 죽고 그렇게 살아야 한다.


2006/04/23 12:43 2006/04/23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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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azreal 2006/04/25 18:57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어허허허 정말 화나는 세상이에요.-_- 에잇에잇 소주

  2. 예인 2006/04/27 16:41 | PERMALINK | 고치기 |

    고려대에 쌓였던 폐단이 갑자기 터져나오는 걸까요?

    고려대 학생이 아니란 게 갑자기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 우리 학교에는 그래도 좋은 사람들이 더 많아요.

  3. buff 2006/05/10 18:11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얽히고 섥힌 사건을 평택사태와 달리 '단순'하게 인식하시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저 역시 사건의 한가운데 서 있지는 않았지만, 나름대로 정보를 모아 보았을 때, 다함께를 위시한 멤버들이 학교를 절대악으로 포지셔닝하기 위해 받아들이기 힘든 무리한 요구를 하고 거기에 현실적 명분으로 보건대를 적절히 이용했다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제가 아는 바에 의하면 2년제와 4년제의 통폐합은 현행법적으로는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형식적으로는 병설보건대 폐교와 보건대 신설이 됩니다. 남은 학생들은 2008(혹은 2011) 폐교시까지 졸업하던지 소정 절차를 걸쳐서 편입되는 방식을 취해야 하는데, 이 절차는 학교측과 긴밀한 협조 하에 대화가 필요함에도, 총학과 다함께 등에서는 병설보건대 학우들에게 인기몰이식 선동을 해서 학교와 '투쟁'해서 얻어내려는 노선을 취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나름대로의 실력행사를 이용해서 온갖 거시적인 '반자본주의' 정책 - 기업의 기부금 거부라던지... 를 끼워넣기로 같이 요구합니다. MS 가 IE 끼워넣듯이). 이게 진정 병설보건대 학생들이 원하던 건지에 대해 저는 굉장히 회의적입니다.

    학교가 꽤나 보수적이고 재학생의 이익보다 다른 데 가치를 두는 일이 많기는 하지만, 절대악은 아니고 양보할 것은 양보하면서 얻어낼 것은 얻어내야 할 현실적인 상대입니다. (길게 쓸 수는 없지만, 현재 고대 공대학생회가 매우 좋은 사례입니다.) 이들은 부시가 중동을 논리는 없이 근본주의적 윤리에 기반해서 '악의축'으로 설정하듯이, 극좌적 반자본주의 '윤리'에 따라 학교를 절대악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본질', '맥락'을 외치는 측에서 상대 입장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 최소한 고대 내에서는 오히려 학교측보다 이들이 더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저 역시 출교까지는 심했다고 생각하지만, 징계 자체를 절대악에 대립한 포지셔닝, "투쟁의 호재"로 생각하는 다함께 를 보면 어느정도 학교의 조치가 이해는 갑니다. 징계자들은 유감을 표하고 학교에서 이를 감안해 징계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하지만, 징계자들은 정을 맞아 더욱 '강철'같아지려는 것을 보니, 결국은 평행선을 달릴 것 같네요..

  4. 예인 2006/05/12 22:25 | PERMALINK | 고치기 |

    통렬한 지적이십니다. 사실 사건의 본질에 깊이 접근해 쓴 글이 아닙니다.

    사실 이 문제를 접했을 때만 해도 민감한 사안인 출교 조치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는데...... 지금 다시 글을 읽어보니 전혀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군요. 제 글 하나 컨트롤 못 한다는 게 참 씁쓸합니다.

    여하튼간에 잘 읽었습니다. 물론 buff 님의 여러 말씀에 동의하지는 않습니다. 블로그나 홈페이지라도 있으면 여러 글을 읽어볼 수 있을텐데....... 짧은 댓글만 가지고 buff 님의 진의를 판단하기에는 제 통찰력이 너무 부족하군요.

    무엇보다 "극좌적 반자본주의"나..... "출교가 심하긴 했지만 이해할 수는 있는 조치" 같은 작은 구절들이 자꾸 눈에 밟히네요. 제가 지나치게 민감한 탓일지.....

  5. 지나가다 2007/02/12 08:18 | PERMALINK | 고치기 | 답하기 |

    "04, 05학번은 고대병설보건전문대로 입학하여 고려대 보건과학대의 학생이 된 경우이며..그런데 고려대측에서 04, 05학번 보건대 학생들에겐 투표권을 주지 않는단다. 학생으로는 받아들였지만 학생으로서의 권리는 온전히 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라고 하셨는데 고려대 학생으로도 받아들인게 아니랍니다.
    그래서 투표권이 없는거였구요.
    04, 05학번은 여전히 고대병설보건전문대에 속하게 됩니다.
    지난글이지만 틀린건 바로잡아야 할것같네요.

  6. 예인 2007/02/12 13:52 | PERMALINK | 고치기 |

    고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사건의 본질에 깊이 접근하여 쓴 글이 아닌터라 팩트상의 문제마저 보이네요. :)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고대병설보건전문대의 운영은 누가 담당하나요? 고대병설보건전문대의 학생회는 유지됩니까? 학교 운영에는 '학교측' 대표와 '학생측' 대표가 있는 법인데, 고대병설보건전문대 04, 05학번 학생들의 '학교측' 대표는 누구이고 '학생측' 대표는 누구인가요? 지나가다 님께서 다시 돌아와 답을 주시리라 생각되진 않지만, 그냥 혹시나 해서 질문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