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와 이명박과 좌파 지식인들과 보통 사람들이
무거운 이야기/경제 | 2008/10/07 21:17
미국의 은행이 신용이 좀 안 좋은 사람들에게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해 주었다. 그런데 집값이 떨어지면서 이 사람들이 그 돈을 못 갚게 되었다. 대출을 한 은행은 손해를 보게 되었다. 이것만으로도 큰일이다. 그런데 여기에 이것저것 붙은 것들이 또 많았다. 금융계 사람들은 보통 사람은 이해하기도 힘든 복잡한 수식을 그려놓고 내기를 했다. '얘가 부도를 내면 내가 돈을 너한테 줄게!' '여기서 환율이 내려가면 내가 손해를 메꾸어 줄게!' 이런 내기들이 꼬리를 물고 만들어졌다. 덕분에 한 곳이 무너지기 시작하자 금융시스템 전반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경제 위기가 찾아왔고, 급기야 우리나라는 주가와 환율이 만나는 지경에 처했다.
문제는 답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우리 국민들이 고칠 문제가 보이질 않는다. 서브프라임부터 시작된 외부 요인은 우리가 어떻게 고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올라가는 환율을 잡아보겠다는 외환 개입도 별 의미가 없다. 금융 위기 상황에서 원화는 그리 매력적인 화폐가 아니다. 정부 당국이 개입한다고 해서 본질이 바뀌지는 않는다. 감세 같은 신세 편한 얘기도 지금은 할 때가 아니다. 돈도 안 돌고, 금융도 불안하고, 원화는 약세고, 곧 실물경제로 파급된다는 얘기까지 있는데 세금 좀 깎아준다고 생산과 고용을 늘릴 바보같은 기업은 없다. '금 모으기 운동'으로 IMF 극복에 십시일반 손을 보탰던 국민들은 그렇게 '애국'을 해 봐야 결국 돈 있는 놈들 돈놀이만 돕는 꼴이란 걸 여실히 깨달았다. 아줌마들은 이젠 주가가 조금만 더 떨어져도 주가가 어떻게 되거나 말거나 펀드를 빼 버릴 태세다. 좀 더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경제가 망하거나 말거나 풋을 하느니 콜을 하느니 하는 재테크 얘기에만 여념이 없다. '총체적 난국'이다.
그런데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도 땅바닥을 쳤다. 사실 오늘날 경제위기가 올 때까지, 강만수 장관이 벌여놓은 일 중 좋은 결과를 보인 일이 하나도 없었다. 강만수 장관은 "위기가 아니"라고 꿋꿋하게 주장하다가, 환율과 주가가 교차한 역사적인 순간이 찾아오고 나서야 위기임을 자인했다. 서브프라임 이후 금융대란이 뻔히 예견되던 작년 말에 이명박 대통령은 747이니 주가 3000 시대니 하는 헛소리를 늘어놓다가 당선이 됐다. 금융 위기 직전에 인위적인 경기 부양을 얘기하다니! 부디 그게 단순한 선거용 발언이길 바랬지만, 대통령이 된 이명박은 정말 그걸 실현시키겠다고 야심차게 움직였다. ...... 당연히 쪽박을 찼다. 위기를 코앞에 두고 경기 부양이라니! 물론, 그가 경기 부양을 외치지 않았더라도 어차피 위기는 왔을 테지만 말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바로 한 달 전부터, 당장 외환 폭풍이 몰아친다고, 당장 전세계적인 금융대란이 코앞이라고 만인이 가르쳐 주었는데, "뭔 개소리야" 하시더니 감세안을 만들고 종부세를 깎아주고 인터넷을 검열하시려다 시간을 다 날려버리셨다. 아, 진짜 갑갑하다. 그땐 그런 일을 하고 있을 여유가 없었단 말이야!
모르겠다. 상황이 워낙 혹독했기 때문에 그 어떤 방법도 통하지 않았던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이 원래 무능력한 사람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짧은 생각엔 후자가 더 설득력있어 보인다. 더 중요한 문제는, 나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는 것이다. 위기를 돌파할 리더쉽의 상실이다.
이윽고 태풍이 찾아왔지만, 선원들은 항해사를 믿지 않는다. 그러나 선장은 선원들을 안심시키진 못하면서 항해사를 무조건 감싸주기에만 바쁘다. 위기가 찾아왔고, 시민들은 강만수 장관을 믿지 않는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은 시민들을 안심시키진 못하면서 강만수 장관을 무조건 감싸주기에만 바쁘다. 비로소, 사람들은 그 누구보다 배를 잘 몰 줄 알았던 이 선장이란 사람이 사실 가장 무능력한 인간이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때 좌파 지식인들이 나타났다. "좌파의 패러다임이었다면 경제를 살릴 수 있었어!" 라든가, "미국식 자본주의를 폐기해야 할 때가 왔다!" 라든가, "부자를 위해 투표한 게 이런 결과를 낳았어!" 라든가 하는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엉뚱하다. 좌파 지식인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든 우파 전체의 무능으로 몰고가고 싶은 것 같지만, 다들 알다시피 문제는 그리 간단하지 않다. 좌파 지식인들은 자꾸 '중간 단계'를 생략하려 하는데,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고 싶어한다'고 해서 진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방법'도 있어야 한다.
이미 얘기했듯이, 작금의 위기는 쉽게 답이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시장의 자정 기능에 모든 걸 일임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대책이 되겠지만, 이 빌어먹을 '교과서적인' 대책은 도대체 언제 효과가 날지 알 수가 없다. 우리가 다 죽고, 후손들이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된 후에야 효과가 날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돈을 퍼붓는다고 해서 일이 해결될 것 같지도 않다. 강만수 장관의 '외환 쏟아붓기'가, 아무 효과도 없이 외화만 축낸 꼴이 된 걸 보라. 미국의 구제금융이 모럴 해저드를 심화시키고 정작 고질적인 병폐는 치료하지 못할 것이란 얘기가 많다. 물론 그 전에, 지금 투입되는 7천억 달러는 턱도 없이 모자란다는 얘기도 많다. 어떤 '지식인'들 얘기처럼 몽땅 다 틀어막아버릴 수도 있다. 영원한 불황을 원한다면 말이다.
고로, 지금 평범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살아가는 것 뿐인가 보다. 헛소리를 지껄이는 홍준표 의원과 양정례 의원 을 잘근잘근 씹어가면서. 부디, 그토록 미워하던 이명박 대통령이란 인간이, 지금 이 위기만이라도 정상적인 리더쉽을 발휘하기를 바라면서. 물론, 위기가 오기 전에 빨리 이명박 대통령이 강만수 장관을 해임하고 개(犬)를 새 재정경제부 장관으로 세웠더라면 더 좋았을 테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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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이 압권입니다~ +_+b
우리집 강아지는 이쁘고 말도 잘 듣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