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노래 - 한희정, 언니네 이발관
음악/이달의 노래 | 2008/09/12 16:25
한희정 - 나의 다큐멘트
언니네 이발관 - 가장 보통의 존재
극찬, 극찬, 극찬. 웹의 어디를 둘러봐도 극찬밖에 찾을 수가 없는 언니네 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 네, 그들이 돌아왔습니다. 솔직히 돈이 아까웠던 <순간을 믿어요>는 지워놓고 보자구요. 진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가지 깔 구석을 찾아보렵니다. '노래' 그 자체요. <가장 보통의 존재>는 앨범으로서의 일관성이나 사운드, 멜로디 등이 모두 발군인데, 거기에 실린 가사마저도 좋은 편입니다. 1/2집 때와는 확실히 달라요. 인디 음악가들은 흔히 가사를 질 낮은 상징과 함축으로 뒤덮어버려, 정작 핵심적인 메시지, 작사가의 마음은 보이지도 않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니네 이발관의 1/2집도 그런 경향이 있지요. 그러나 <순간을 믿어요>가 그랬듯이, <가장 보통의 존재> 역시 그 메시지와 마음이 비교적 명료하게 전달이 됩니다.
그런데 그 가사를 전달해야 할 이석원 씨의 발음이 너무 뭉개집니다. 가사 전달력이 너무 떨어져요. 대부분의 인디 음악가의 문제점인데, 기타, 베이스, 드럼 등은 잘 연주하려고 그렇게 무던히 애를 쓰면서 정작 보컬은 진보가 없어요. 가장 핵심적인 악기인데도 말이에요. 아무래도 연습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연습을 하는데도 문제가 교정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안습......) 솔직히 요즘에는 인디 밴드의 보컬보다 아이돌 댄스 그룹의 보컬이 압도적으로 노래를 잘 하죠. 그 꽃미남들은 매일 보컬 트레이닝을 받거든요. 물론 독특한 느낌을 지켜가는 것은 좋지만, 발음이 뭉개지는 것 같은 문제는 좀 심각하잖아요. 교정을 해야죠. 가끔씩 어떤 음악가들은 의도적으로 발음을 뭉개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언니네 이발관도 그런 경우라고 말하기엔 좀 궁색하지요.
갑자기 서태지 떡밥을 던지자면 이 문제는 서태지 씨의 고질병이기도 하죠. 부클릿을 보지 않으면 가사를 알아들을 수가 없다능......
연습을 안 해도 노래를 잘 부르는 '천재 보컬'은 만화책에서나 나오는 존재죠. 그런 존재는 없어요. 재능은 차이가 있겠지만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사람도 제대로 된 공부와 연습을 하지 않으면 결코 음반에 실릴 만큼 좋은 노래를 부를 수가 없죠. 목소리 역시 다른 악기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기타, 베이스, 드럼만큼이나 매일 꾸준히 연습을 안 하면 그 빛을 볼 수도 없고, 또 그 어떤 악기보다도 금방 녹이 슬어버리죠.

그래서 그녀가 있습니다. 인디의 여신 한희정.
<더더(The The)> 시절에 받은 보컬 트레이닝 덕분일까요. 그녀의 목소리는 실로 압도적입니다. 많은 뛰어난 보컬이 그런 것처럼, "한희정이 부른다"는 것만으로도 별점에 별 하나를 더 얹어야 할 정도죠. 나온지 막 한 달이 넘은 그녀의 최근작 <너의 다큐멘트>도 그렇습니다. 그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앨범은 정말 좋은 앨범이에요.
이번 앨범은 한희정 씨가 프로듀싱에서 작곡, 작사, 연주 등 대부분의 작업을 혼자 소화한 진짜 독집입니다. 훌륭한 보컬리스트에서 완전체(?) 뮤지션으로 진화해가는 그녀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앨범의 질은 어떠냐구요? 에이, 뭐 그런 걸 따지고 그러나요, 한희정이 노래를 부르는데! 앨범이 구려서 이런 소릴 하는 게 아니고, (적어도 이 아랫글에 쓰여진 모든 노래보다 훨씬 훌륭합니다) 한희정은 정말 그 정도의 보컬리스트에요. 아놔앙 이런 솔직한 빠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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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음악을 많이 못 경험해 보신듯 하네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를 찾아 봐도
보컬에 아예 무신경하거나 일부로 조악하게 부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발음 뭉개지는게 몰 그리 대단한건가요?
뛰어난 보컬이란 기준은 주관적인 것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를 찾아봐도 기타에 아예 무신경하거나 일부러 조악하게 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코드 뭉개지는게 몰 그리 대단한건가요? 뛰어난 기타의 기준은 주관적인 것입니다."
님하의 말씀을 저렇게 바꿔 놓으니까 춍내 이상해 보이죠? 왜 인디의 그 많은 뮤지션들이 기타 소리 베이스 소리 드럼 소리에는 그렇게 집착하면서 가장 돋보이는 악기인 보컬에는 이토록 무신경한지 알 수가 없습니다. 보컬은 개성이 중요하다, 좋은 얘기죠. 그럼 기타는 개성이 안 중요한가요. 개성이란 건 어디까지나 최소한의 기본기 위에서 발휘되는 거죠. 제가 어디 기타 들고 나가서 C 코드만 주구장창 치고 있어도 "오오 개성있는 기타 주법이다!"라고 칭찬해주실 건가염.
예인씨 의견에 동감합니다. 이번 앨범 가사들 고심한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던데 음악만을 들었을 때 무슨 내용인지 전달이 잘 안되서 아쉬운 게 컸어요ㅠㅠ 뭐 그런 뭉개짐까지 언니네 음악의 특성이라고 얘기한다면 저로선 할말은 없지만, 석원씨가 의도적으로 그런 효과를 노렸을 것 같진 않네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