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능한 정부는 시장을 전복시킨다
무거운 이야기/경제 | 2008/09/03 01:03
1. 대선 전에 외국 언론이 "한나라당에서 개가 나와도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이라고 우리나라 정세를 표현한 적이 있다. 개인적으로, 대통령은 좀 너무했다 싶다. 대신 대통령께 강만수를 해임하고 대신 개를 임명할 것을 건의하고자 한다. 개는 강만수와 달리 아무 일도 안 했을테고 아무 말도 안 했을 텐데, 대부분의 경우에 '개입하지 않는 것'은 시장에 대한 가장 최적화된 정책이기 때문이다.
2. 원래 경제 정책은 어느 하나를 포기하고 다른 하나를 얻는 것이라, '본질적으로 정답이 존재하지 않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경제 정책을 분석하고 비판하는 건 엔간한 내공으로는 꿈조차 꿀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의 경제 정책은 경제학에 전혀 문외한이라도 얼마든지 깔 수 있는 것 같아, 그 비법을 소개한다. 도서관에 달려가 경제학 원론서를 꺼낸 뒤, 원론서에 써 있는 아무 말이나 쓴다. 그거면 된다. 십중팔구 이명박과 강만수는 정확히 그 반대로 하고 있을 것이다.
3. 감세 정책은 소득이 적을수록 불리하다. 한나라당의 임태희 정책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세금을 깎아주면 세금을 많이 내던 사람이 더 많은 혜택을 보는 게 당연 하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도 당장 5만원을 아낄 수 있다는 사실에 정부에게 무한한 감사를 표한다. 정부의 지지율은 올라간다. 그래서 감세 정책을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문제는, 감세 정책은 필연적으로 정부 사업의 축소를 부르고, 뒤이어 삶의 질을 저하시키고, 종국에는 재정 적자와 경제정책 전반의 불안정성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상식적인 정부는 그것이 당장의 지지율을 높이는데 극적인 효과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감세 정책을 함부로 펴지 못한다.
4. 이명박 정권과 조/중/동/문은 감세 정책이 투자를 고취하고 경제를 활황으로 돌릴 것이라고 말한다. 전형적인 레이거노믹스 모델이다. 전례가 없는 정책이 아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수많은 우파 정부가 레이거노믹스 모델에 근거한 감세 정책을 편 적이 있는데, 레이건 정부나 일본 정부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감세 덕분에 정말로 투자가 고취되고 경제가 활성화되었다는 얘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5. 그런데 왜 그토록 많은 우파 정부가 감세 정책을 '투자 고취'와 '경제 활황'을 목적으로 내걸고 펼쳐 왔을까? 사실 감세 정책은 소득이 많을수록 유리하므로, 기득권층은 무조건 이 정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감히 생각컨데 이게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는 레이거노믹스 모델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는 유일한 이유인 것 같다. 게다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레이거노믹스 모델을 믿지 않는 것 같다. 뭐 뉴라이트의 또다른 얼굴 자유기업원과 대학교를 지배하는 폴리페서들이라면 모르겠는데......
6. 인터넷을 지배하는 '이명박 병신론'이나 '강만수 병신론'이 사실인지 나는 감히 논평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시장 앞에서 방정이 좀 심한 것 같긴 하다. 정부는 시장에 대해 논평하는 것만으로도 시장을 엄청나게 뒤흔들기 마련이다. 실제로 엄청난 돈을 쥐고 있기도 하고, 또 금리 따위가 '0.1%' 변하는 게 시장에 얼마나 엄청난 파도를 일으키는지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핸들은 함부로 건드리는 게 아니다. 몇십 도만 꺾어도 차를 전복시킨다.
7. 불안정한 환율,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세계 경기가 불안정하니 이리 꺾이고 저리 꺾이는 게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환율이 많이 변했다는 것 자체를 두고 강만수 경제팀을 탓할 수는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강만수 경제팀은 환율이 떨어질 때 '환율을 올리겠다'고 선언하고, 환율이 올라가니 엄청난 외환을 투입해 그걸 막으려들었다. 시장의 자연스런 흐름을 막으려듬으로써 오히려 불안정성을 심화시켰다. 이건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만일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만수가 아니라 개였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7. 따라서, 이명박 대통령께 다시 한 번 건의한다. 진심이다. 강만수 말고 다른 사람을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세울 생각이 없다면, 강만수보다는 차라리 개를 세워 줬으면 한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본인은, 아는 건 없으면서[無識] 입만 살아서 쫑알대지 않는 인물이 아니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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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015se의 생각
kroisse's me2DAY 에서 트랙백 | 2008/09/04 07:25 | 지우기 |
나쁜 의도가 있는 건 아니고, 정말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개를 앉혀놔도 괜찮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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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thstep의 생각
southstep's me2DAY 에서 트랙백 | 2008/10/08 07:37 | 지우기 |
예인의 새벽 내리는 길 :: 무능한 정부는 시장을 전복시킨다

감세가 '투자유치', '경제 활성화'를 일으킨다는 MB의 생각은 이런거죠.
첫째 법인세를 인하해 주면 기업들이 그것을 가지고 투자를 할 거라는 생각입니다. 투자여력을 보충해 주는 거죠. 하지만 이미 우리 기업들은 엄청나게 많은 현금을 유보해서 가지고 있다는 거. 그럼에도 지금 국내 투자 별로 안해서 MB가 버럭 화를 내기까지 했다는 거. 기업들은 법인세 좀 깍아준다고 투자할 바보가 아니라는 거. 해외에 투자하면 시장개척도 되고, 노동력도 싼데 가뜩이나 어려운 내수를 위해 과연 투자를 할지. 쉽지 않다는 거.
둘째 감세와 규제 철폐를 시행하면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쉬울 것이란 생각입니다. 하지만 이미 글로벌 경제에서는 우리의 감세 규모 정도로는 혜택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는 거. 해외 자본이 중국, 인도, 베트남, 그리고 남으면 남미나 동구권을 가지 애매한 한국에 오기는 정말 쉽지 않죠. 내수도 작고, 노동력도 비싸고, 산업적 특수성도 없고 말이죠. 이게 세금 좀 깎아 준다고 될 문제가 아닌거죠.
셋째 감세하면 그게 소비진작 효과가 있다는 것입니다. 시장에 돈이 좀더 풀리게 된다는 거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월급쟁이 5만원 깍아준다고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부자들은 깍아줘봐야 또 해외로 골프치러 갈 것이 뻔한데. 이미 무역수지 적자가 이를 증명해 주고 있죠. 감세로 인한 경제 활성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대목이죠.
MB정부가 감세의 배경으로 드는 것이 하나 더 있는데, 전 정부때 세금을 필요 이상으로 거두었다고 주장하는 거죠. 헌데 이것은 국가적 입장으로 보면 좋은 것 입니다. 전 정부는 세금을 철저하게 징수했고, 특히나 보유세나 종부세를 통해서 합리적인 세원을 추가로 확보한 거죠. 이걸 또 박차고 나가는 우리의 MB정부. 보통 감세를 하면 이후에 다시 과세를 하기가 어렵잖아요. 흔한말로 조세 저항이란게 있어서.
물론 감세로 인해 제일 우려하는 것은 정부의 재원이 줄어서 사회복지 투자가 줄어들 가능성입니다. 당장 곳곳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네요. 우파가 늘상 주장하는 '감세를 통한 작은 정부'는 사실 경제 시스템에서 '보이지 않는 손'만큼이나 우스운 발상입니다. 세계 최강의 제국인 미국이 감세를 통해 작은 정부를 가지고 있지도 않거니와, 공화당이 가끔 감세를 외쳐도 실제는 돈을 엄청 찍어내서 정부를 유지시킨다는 놀라운 사실.
저도 하나의 국개라서, 국민연금 13만원씩 뺏기는거 반으로 줄여준다면 이 정부에 대한 불만들을 재고해볼 생각이 있네요.
저는 그보다는 대통령이 '개'라서 아무것도 안 하고 청와대에서 밥만 먹다 나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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