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경제학] 왜 정부지출의 증가는 기업투자를 막는가
무거운 이야기/바보경제학 | 2010/03/09 15:13
앞의 글 '국민소득 균형식' 에서 이어지는 이야기.
사람들은 은행에 저금을 하고, 은행은 이 돈을 기업에 빌려주며, 기업은 빌린 돈으로 투자를 합니다. 이 과정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한 변수가 변하게 되면 다른 변수도 맞물려 변하게 됩니다.
어떤 변수로 인해 이자율이 낮아졌다고 가정해 봅시다. 기업은 이자가 낮아졌으니 은행에서 더 많은 돈을 빌려 투자를 많이 하려고 할 거에요. 하지만 은행이 가지고 있는 돈, 즉 사람들이 은행에 저금한 돈에는 한계가 있고, 은행이 무한정 기업에게 돈을 빌려줄 수는 없습니다. 은행에겐 빌려줄 돈이 충분치 않은데 기업은 돈을 너도나도 빌리려 하고 있으니 이제 어떻게 될까요? 저 유명한 공급-수요의 법칙이 여기에서도 적용이 됩니다. 은행은 거만한 태도로 목을 뻣뻣이 세우고 몰려든 기업가들에게 돈을 빌려주며 이자를 다시 높여 받을 겁니다. 이것이 '대부시장의 균형'이며 '균형이자율'에 대한 설명입니다.
어느날, 대한민국의 XX대 대선에서 대통령으로 당선된 김연아 씨는 복지 확대를 위해 세금을 많이 걷기 시작했습니다. 세금으로 낼 돈이 많아졌으니 이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저금을 줄이게 되었죠. 당연히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돈의 규모도 줄었고, 이자도 비싸졌습니다. 심지어 여러 현상으로 인해 정부 재정 적자가 일어나고, 이로 인해 정부가 국채를 발행하고 국채의 수익률이 상승하면서 금리는 더욱 올라가게 되었고 민간 투자는 더 줄었습니다. 이것이 경제학에서 흔히 말하는 구축효과(crowding out effect)로, 정부지출에 의한 재정적자가 민간 투자를 감소시키는 현상을 설명합니다.
자, 그런데 여기에는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구축효과로 인해 이자가 비싸졌다는 것이죠. 이자가 비싸진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소비를 조금 줄이고 대신 은행에 더 많은 돈을 저금할 겁니다. 자연히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빌릴 수 있는 돈의 규모는 다시 조금 늘어나고, 이자도 다시 조금 싸질 거에요. 즉, 저축액 감소로 인한 이자율 증가와, 이로 인한 저축액 증가로 인한 이자율 감소가 맞물려 일어난다는 겁니다. 복잡한 과정이죠.
단 이 설명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 정부지출의 증가로 인한 재정적자가 민간투자를 구축하는 현상이 '부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는 것도 반드시 염두해 두어야 합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정부지출의 증가는 아주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사회의 공익을 증진시키는데 이바지하기 때문에, 그것이 일부 민간투자를 구축시키더라도 사회에는 이익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다만 민간투자의 구축이라는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일 따름입니다. 민간투자의 구축현상이 당시의 사회적 실상에 따라 다른 규모로 체감된다는 것도 인지해야 합니다.
한편 대한민국의 XX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사카 씨는 대기업 회장들을 모아다가 "투자를 안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했습니다. 이에 대기업 회장들은 벌벌 떨면서 투자를 늘리려 했죠. 하지만 오사카 씨가 국민들에게 "저금을 안 하면 죽여버리겠다"고 협박을 하지 못하는 이상 은행이 가진 저금액은 변하질 않습니다. 기업이 빌릴 수 있는 돈의 총액도 변하질 않죠. 따라서 투자 자체는 전혀 늘지 않고 대신 이자만 비싸지는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경제가 살아 움직이는 것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죠. 단 이 경우에도, 이자가 비싸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저금을 늘리게 된다면, 투자가 일부 증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요.
이상의 내용을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그래프를 이용해 설명합니다. S는 저축, I는 투자, r은 이자율입니다.

저축이 이자율에 의존하지 않는 경우

저축이 이자율에 의존하는 경우
마지막으로 주의할 점은 이런 분석은 고전학파의 견해를 따른 것이라는 점입니다. 고전학파와 케인지언, 시카고학파와 뉴케인지언의 논쟁은 경제학을 꿰뚫는 아주 중요한 화두 중에 하나인데, 이에 대해서는 차차 이야기하게 될 것 같습니다.

